영어로 된 원서 읽기만큼 영어 실력을 드라마틱하게 레벨업 해주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섬세한 배경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는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를 통해서는 접하기 어려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영어 표현들을 접하게 해줍니다. 분명히 알고 있던 단어들의 나열로 이토록 아름답고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다니! 😲 그리고 이런 표현들이 쌓여 나도 모르게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영어 표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오늘은, 원서 읽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중인 분들을 위해 Crying in H Mart라는 책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Ever since my mom died, I cry in H Mart.
우리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로, 나는 H마트에 가면 운다.
첫 문장부터 눈물 나게 만들면 반칙 아닌가요? 🥺
H마트는 미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인 슈퍼마켓입니다. 미국에 살고 계신 한국 분들이시라면 모두 그 간판만 봐도 반갑고, 집처럼 느껴지는 그 곳, H마트! 김치, 깐마늘, 라면, 한국 과자, 소주 등등.. 한국의 모든 먹거리들이 모여있습니다. 간혹 마트 안에는 푸드코트도 있어서 간단한 한국 음식을 식당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도 있고, 빠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가 마트 내부에 입점해 있기도 해서 한국에서 먹는 그 빵 맛을 머나먼 미국 땅에서도 맛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H마트는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주고, H마트와의 인접성은 미국에서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큰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ㅎㅎ
책에서 소개하는 H마트 소개를 여기에 옮겨보겠습니다.
H Mart is where parachute kids (부모님 없이 해외로 온 유학생들) flock to (모여들다) find the brand of instant noodles that reminds (떠올리게 하다) them of home. It's where Korean families buy rice cakes (떡) to make tteokguk (떡국), the beef and rice cake soup that brings in (맞이하는) the New Year. It's the only place where you can find a giant vat (거대한 통) of peeled garlic (깐 마늘), because it's the only place that truly understands how much garlic you'll need for the kind of food your people eat.
H마트는 부모님 없이 해외로 온 유학생들(parachute kids)이 집을 떠올리게 하는 라면 브랜드를 찾아 모여드는 곳이다. 이곳은 한국 가족들이 새해를 맞이할 떡국을 만들기 위한 떡국 떡을 사는 곳이다. H마트는 거대한 통에 담긴 깐 마늘을 파는 유일한 곳인데, 이는 오직 이곳만이 그들의 사람들(한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얼마나 많은 마늘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아.. 마늘.. 너무 공감됩니다ㅎㅎ)
(H 마트에 가면 이런 거대한 통에 담긴 깐마늘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ㅎㅎ)
이 책은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라는 한국계 미국인의 자서전입니다. 미셸 자우너는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왔다가 한국인 여성과 만나 결혼해 미국으로 간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오리건주 유진이라는 미국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라 현재는 재패니즈 브랙퍼스트(Japanese Breakfast)라는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엄마에게 받은 사랑은 미국의 엄마들이 주는 사랑과는 다른 종류의 사랑이었고, 그 사랑 속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며 자랐습니다. 이 책은 엄마와의 애증 섞인 사랑이 담겨있는 성장과정과, 엄마가 돌아가시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자서전입니다.
이 책은 영어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엄마와의 관계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한국적인 표현들 때문에 다른 원서들보다 더 쉽게 읽힙니다. 또한, 엄마의 사랑이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엄마의 맛있는 한국 음식들을 묘사하는 부분들을 읽으며, '아, 이런 한국 음식을 외국인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까?'라고 고민했던 부분들을 작가의 아름다운 표현으로 보다 자세하고 생생하게 접하게 됩니다.
(Crying in H Mart의 작가이자 Japanese Breakfast의 보컬인 Michelle Zauner)
전 세계 불문하고 엄마의 집밥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
Food was how my mother expressed her love. No matter how critical (비판적인) or cruel (잔인한) she could seem—constantly pushing me (강요하다)to meet her intractable (다루기 힘든) expectations (기대)—I could always feel her affection (애정) radiating (발산되는)from the lunches she packed and the meals she prepared for me just the way I liked them.
음식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아무리 날 비판적으로 또는 잔인하게 대하고,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는 기대를 끊임없이 강요하는 듯 보였어도, 나는 엄마가 손수 싸준 점심 도시락과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만들어준 식사에서 늘 그 애정이 흘러넘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음식에 담겨 있던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H마트에서 울고 있는 모습. 마음이 먹먹하게 느껴집니다. 🥺
You'll likely find me crying by the banchan refrigerators (반찬 냉장고), remembering the taste of my mom's soy-sauce eggs and cold radish (무) soup. Or in the freezer (냉동) section, holding a stack of (쌓아진) dumpling skins (만두피), thinking of all the hours that Mom and I spent at the kitchen table folding (접다) minced (다진) pork and chives (부추) into the thin dough (반죽). Sobbing (흐느끼다) near the dry goods (건조 식품), asking myself, Am I even Korean anymore if there's no one left to call and ask which brand of seaweed (김) we used to buy?
아마 반찬 코너 냉장고 앞에서 엄마표 간장 장조림 계란과 시원한 무국의 맛을 떠올리며 울고 있는 날 발견할지도 모른다. 혹은 냉동 코너에서 만두피 한 묶음을 들고, 엄마와 내가 부엌 식탁에 앉아 얇은 만두피에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 소를 접어 넣던 수많은 시간을 생각하며 울고 있는 날 발견할지도 모른다. 건어물 코너 근처에서 이제 더 이상 전화해서 우리가 즐겨 먹던 김 브랜드가 뭐였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과연 더이상 나를 한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고 스스에게 물으며 흐느끼는 나를 볼 지도 모른다.
H마트의 반찬 코너
외국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까 곤란했던 한국 음식들.. 책에서는 이렇게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Another is for traditional Korean jjigaes, bubbling soups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물) served in traditional earthenware pots (뚝배기) called tukbaegis, which act as mini cauldrons (가마솥) to ensure that your soup is still bubbling a good ten minutes past arrival. There's a stall (푸드코트 같은 작은 가게) for Korean street food that serves up (음식을 차리다) Korean ramen (basically just Shin Cup noodles with an egg cracked in (깨서 넣은)); giant steamed (찐) dumplings full of pork and glass noodles (당면) housed (담겨진) in a thick, cakelike dough (케이크 같은 반죽); and tteokbokki, chewy (쫄깃쫄깃한), bite-sized (한입 크기의) cylindrical (원통형)rice cakes boiled (끓여진) in a stock (육수) with fish cakes (어묵), red pepper, and gochujang, a sweet-and-spicy paste that's one of the three mother sauces (모체 소스/기본 소스)used in pretty much all Korean dishes. Last, there's my personal favorite: Korean-Chinese fusion, which serves tangsuyuk—a glossy (윤기가 흐르는), sweet-and-sour (새콤달콤한) orange pork (중국식 오렌지 소스 돼지고기로 탕수육을 설명하고 있네요)—seafood noodle soup, fried rice, and black bean noodles (짜장면).
또 다른 코너는 전통 한식 찌개인데, 뚝배기라는 전통 토기 냄비에 담겨 보글보글 끓여 나온다. 뚝배기가 작은 가마솥 역할을 해서 음식이 나온 지 족히 10분이 지나도 찌개가 여전히 보글보글 끓어오르게 한다. 한국 길거리 음식 코너에서는 한국 라면(기본적으로 신라면에 계란 하나 깨 넣어주는 것); 두껍고 빵처럼 부드러운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당면이 가득 찬 거대한 찐만두; 그리고 쫄깃하고 한입 크기인 원통형 떡볶이 떡이 어묵과 고춧가루, 그리고 모든 한식 요리에 거의 다 사용되는 세 가지 '모체 소스(mother sauce)' 중 하나인 달콤 매콤한 고추장과 함께 육수에 끓여 나오는 떡볶이도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한중 퓨전 요리 코너인데, 윤기가 흐르는 달콤새콤한 주황빛 탕수육, 해물 짬뽕, 볶음밥, 그리고 짜장면을 판다.
H마트의 푸드코트
이렇게, 조금 더 친숙한 소재와 주제로 쓰인 원서부터 시작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영어 원서의 세계에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더디게만 느껴지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단어나 표현에 더 익숙해지며, 점차 더 편안하게 즐기며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는 같은 책을 오디오북으로 다운받아서 귀로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특히, 이 책의 원서 오디오북은 작가인 미셸 자우너가 직접 읽어 마음에 더 쏙쏙 담긴답니다. 영화 제작도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 극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재미있게 읽었던 원서가 있나요? 그리고 다음으로 읽고 싶은 원서는 무엇인가요? 여기로 알려주세요!